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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린다 린다 (2004) 청춘 음악영화 감성

by 카리킨 karrikin 2025. 11. 21.

 

어느 날 유튜브에서 저화질의 예고편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배두나 배우를 너무 좋아해서 관련 작품을 도장 깨기하고 있던 와중에 봤던 작품인데, 어디서도 고화질로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슬퍼하던 찰나, 국내에서 재개봉을 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 극장에서 보고 큰 울림을 느꼈습니다. 그때에도 너무나 유명했던 배우들이었지만, 재개봉한 지금도 그 우정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아 그 시절만의 경험들은 너무나도 중요하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 

리마스터링 재개봉을 맞아 인터뷰할 당시, 배두나 배우는 개런티의 절반을 받고서라도 이 작품을 하고 싶어 했다고 했는데 당시에는 영화를 보기 전이라 그 시절 배두나 배우를 생각하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유명했고 소위 잘 나가는 배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서, 인지도가 아직 낮은 일본에서 배두나 배우가 단숨에 이 영화를 하고 싶어 한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적어보고자 합니다.

 

린다린다린다가 보여준 ‘청춘’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학생시절 부활동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부활동 출신을 자랑스럽게 인터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활동의 꽃은 교내 축제에서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데요, 이 영화의 첫 시작 또한 문화제(축제) 기간에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합니다.

영화 린다 린다 린다가 특별한 이유는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날 것의 청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청춘은 고통과 고민을 포장하지 않습니다. 밴드 부원의 예상치 못한 부상과 친구들과의 오해, 뜻대로 되지 않는 연습, 어디에 속해야 할지 모르는 불안함. 이러한 감정은 특정 세대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겪을 수 있는 감정입니다. 따라서 일본 특유의 절제된 감정 표현에도 이는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주며, 우리 모두의 학창 시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정서를 만들어냅니다. 한국인 유학생 '송'에게 갑자기 밴드에 참여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케이, 학교 사감을 피해 저녁에 연습하며 학교 옥상에서 과자를 나눠먹는 친구들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청춘의 한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음악영화로서의 완성도와 사운드의 힘

이 작품이 음악영화로서 독보적인 이유는 밴드 연습 장면 자체가 극의 중심이 되면서도 동시에 감정의 언어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캐릭터들의 말하지 못한 고민은 음악을 통해 해석되고, 서툰 연습 소리조차 그들의 관계 변화를 상징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블루하츠의 '린다 린다'는 단순한 공연 장면이 아니라 인물 모두가 쌓아왔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타국으로 유학을 와서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송'은 밴드에 참여함으로서 비로소 소속감을 느끼게 되지만 어눌한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완전히 밴드와 동화되지는 못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송'은 단 4일 만에 블루하츠의 3곡을 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송'은 노래방이나 집에서도 노래를 연습하며 가사를 익힙니다. 노래 '린다 린다'는 시궁쥐와 같지만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송'의 모습을 보여주며, 노래는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다는 것 또한 보여줍니다.

완벽하지 않은 연주와 박자까지 모두 영화의 감성적 아름다움을 배가시키고, 관객은 현장에서 그 떨림을 직접 듣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일본 청춘 영화의 감성

린다 린다 린다가 2025년 재개봉되어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청춘의 향수를 완벽하게 구현해 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를 미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와 오해, 짧은 설렘 등 누구나 겪었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순간들을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관객은 장면 하나하나에서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고, 지금은 멀어진 친구들, 끝까지 해보지 못했던 도전들을 되새기게 됩니다. 자신의 경험을 영화를 통해 투영함으로써 청춘으로서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영화의 감성은 과거에 머물지 않습니다. 현재 청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지금의 고민을 위로해주는 메시지가 되고, 이미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회상과 아쉬움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이러한 시간 초월적 감성 덕분에 린다린다린다는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