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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녀와 흑왕자 유명배우 거짓말 사랑과 감정

by 카리킨 karrikin 2026. 1. 17.

유명배우 출연 늑대소녀와 흑왕자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아주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했습니다. 일본 로맨틱 코미디의 계보를 잇는 한일합작 드라마 〈아이 온 유〉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배우 니카이도 후미가, 더 어린 시절에 출연했던 작품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사람이 지금의 이미지에 도달하기 전에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라는 질문 말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팬심이 아니라, 한 배우가 어떤 방식으로 자기 서사를 쌓아왔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니카이도 후미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작품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며 꽤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아이 온 유에서도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의 역할을 맡았었는데, 어릴 때 찍은 이 영화에서도 배우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야마자키 켄토는 어느 한 커뮤니티에서 발음이 좋은 배우여서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참고하는 배우라고 하더라고요.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를 통해 처음 접했는데, 일본에서도 외모와 이미지를 중심으로 소비되는 배우라는 인식이 강했던 만큼, 어느 정도의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에 붙은 ‘흑왕자’라는 표현은 처음부터 묘한 위화감을 주었습니다. 누가 봐도 그는 금발의 왕자 같은 이미지에 가까운 배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궁금해졌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양치기 소년’이라고 표현하는 개념을 일본에서는 ‘늑대 소녀’라는 이미지로 바꿔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거짓말이 불러오는 관계의 변화

〈늑대소녀와 흑왕자〉의 기본 설정은 매우 단순합니다. 여주인공은 친구들에게 연애 중이라는 거짓말을 했고, 그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우연히 만난 인기 많은 남학생과 가짜 연애를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설정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 거짓말이 단순한 상황극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은 곧 관계가 되고, 관계는 곧 감정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 지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의 외형을 벗어나, 감정이 발생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감정이라는 것이 저절로 생기는 것인지, 노력하는 관계에서 생기는 것인지 질문합니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진짜 사랑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저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한 연기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연기가 반복되면서, 그는 그 안에서 진짜 같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그 감정이 진짜인지, 아니면 관계를 유지하려는 심리에서 만들어진 착각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는 점입니다. 야마자키 켄토가 연기한 인물은 전형적인 ‘흑왕자’형 캐릭터입니다. 그는 친절하지 않고, 오히려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며, 상대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악의라기보다는, 감정을 쏟아내지 않더라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이 인물은 사랑을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주도권의 문제로 바꿔버립니다. 니카이도 후미가 연기한 인물은, 거짓말을 시작한 장본인이지만 동시에 그 거짓말에 가장 깊이 빠져드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설정을 스스로 믿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이 정도면 괜찮다’, ‘그래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언젠가는 진짜가 될 것이다’라는 말들로 말입니다. 

청춘 로맨스에서의 사랑과 감정

〈늑대소녀와 흑왕자〉는 겉으로 보면 가볍고 귀여운 청춘 로맨스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좀 더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는 여러 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했던 말들, 불편함을 감추었던 순간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사랑’이라는 말로 정리해왔던 기억들 말입니다. 나 자신을 속이는 말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때로는 이런 희망 섞인 말들이 곧 나 자신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청춘의 사랑을 풋풋하게만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랑은 때로는 외로움에서 시작되고,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되며,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불안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출발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게 되는가에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말할 권리, 불편함을 표현할 용기, 그리고 감정을 분별하는 감각 말입니다. 〈늑대소녀와 흑왕자〉는 그런 점에서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불러오는 부차적인 생각을 짚어보게 합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솔직했는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온전히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이 감정이 정말 맞는가에 대한 질문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