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 가공OL일기 (2020) 일본 직장문화 수다 첫 바카리즈무의 작품을 보게 된 것은 각본으로 나왔던 드라마 '핫스팟'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도 대화의 길이가 무척 긴 편으로, 배우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세 명이서 롱테이크로 대화하는 방식이 자주 등장하지만 결코 지루하지만은 않습니다. 일상적이면서도 잔잔한 대화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대화에 참여하는 듯한 편안함을 줍니다. 평범한 안부임에도 불구하고 안부 이상의 의미를 지닌 대화 속에서 작은 위로와 응원을 받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또한 바카리즈무의 작품은 잔잔해보여도 어딘가 독특한 설정을 통해 특유의 재미는 놓치지 않는 연출로 유명합니다. 예기치 못한 인물의 등장이나 그 인물의 특성을 통해 잔잔한 일상에서 작은 불꽃을 일으킵니다. 여기에 출연한 인기배우 '카.. 2025. 11. 24. 더 폴 (2006) 영상미 상징 상상력 2006년 당시 4K로 제작한 덕분에, 20년이 넘은 지금 재개봉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영화. 타셈 싱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로이와 알렉산드리아의 구원적 관계는 지금 봐도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습니다. 현실에서 추락하고만 로이라는 인물이 순수한 영혼으로부터 오히려 삶을 구제받는 그 장면은 누구나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로이의 경험과 상상력이 섞인 이야기의 흐름을 한번에 따라잡는 것은 어려우니 2번 이상 관람하는 것을 권장합니다.)20년 후에 봐도 손색이 없는 강렬한 영상미더 폴의 영상미는 2006년 당시에도 놀라웠지만, 지금 다시 보면 더 명확하게 시대를 앞선 선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CG에 의존하지 않고 2.. 2025. 11. 24. 패터슨 (2016) 일상 속 특별함 일상 작가성 이곳에 영화 이야기를 작성하며 지금까지 감상했던 수많은 영화들을 들추어 보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의 감상이 담긴 글들을 작은 영감의 불씨가 떠오르곤 합니다. 패터슨이라는 영화도 이와 같습니다. 그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반복되기만 하는 지루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조금씩은 다 다른 경험들 속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어쩌면 예술적인 삶을 사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도 조그만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소설가 필립 로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어쩌면 예술인은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없는 삶을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일상 속에서의 특별함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2025. 11. 24.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시한부의 일상과 사랑 연말이 되니 크리스마스 장식이 하나 둘씩 보이고, 내년을 맞이하고자하는 설렘도 복잡하게 섞인 요즘입니다. 왠지 연말 연시가 되니 싱숭생숭한 기분이 마음을 떠나지 못합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크리스마스를 보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8월의 크리스마스는 8월과 크리스마스라는 상반된 단어를 통해 짧은 사랑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들의 사랑은 여름처럼 뜨거운 날에 시작하여 추운 크리스마스 즈음에 끝이 납니다. 그러나 짧은 인연 속에서도 90년대에서만 볼 수 있는 아날로그적 표현 방식은 왠지 모르는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넷플릭스에는 좋은 화질의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도 어느날 넷플릭스에서 볼 작품을 찾다가 만나게 된 작품입니다... 2025. 11. 24. 일일시호일 (2018) 다도 현재의 충실함 처음 일본에 갔던 때가 떠오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역사 답사라는 이름으로 떠난 여행은 제게 삶의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일본의 옛 문화에서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식민지였던 나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분한 마음이었다가도, 자신들만의 문화를 이어오며 살아오는 것에 대한 감탄 등 여러 생각이 드나들었습니다.이때 처음 본 교토의 풍경에서 저는 다도 문화라는 것을 실제로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지루하고도 고요한 분위기에서 똑같아 보이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내레이션과 일본 만의 표현 방식에도 불구하고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했습니다. 다도를 하는.. 2025. 11. 23. 미쓰 홍당무 (2008) 특징 등장인물 감상포인트 우연히,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이 책을 읽는 한 커플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자친구분이 즐겁게 책을 읽으며 재밌는 부분을 남자친구 분과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즐거워 보였습니다. 그러나 소위 말에 웃기다가도 슬픈 장면이 정말 많이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이른바 블랙코미디의 형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인생이 힘들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살아갈 힘이 없겠지만, 코미디와 같은 웃음지을 수 있는 일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미숙의 못난 모습을 자신에게 투영하며 괴로워할 수도 있지만, 예기치 않게 불러온 상황들과 환경이 오히려 웃을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코미디의 형식에서 더 나아가 관객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좀 더 심화시킵니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바닥인 상황에서도 .. 2025. 11. 22. 이전 1 2 3 4 5 다음